초심으로 돌아가기

No. 06 of 52 part trois by christian.plochacki

1.
무언가를 시작할 때면 누구나 조금씩 두려움을 가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특히 이전에 유사한 일을 해보지도 않았고 문제가 생겼을 때 주변에서 도와줄 만한 사람들을 없다고 느낄 때 그러한 느낌을 더욱 강하게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 새로운 일을 거의 10년 만에 하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전과 하던 일과 비슷할 수도 있고, 다르게 보면 다르게 느낄 수 있는 일이겠지만 이전과는 다른 일이라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덕분에 새로운 느낌으로 일을 시작할 수 있겠다는 기쁨도 생기지만, 나이가 들어 새로운 일에 도전한다는 점에서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것 같습니다.

2.
어제 예전에 다녔던 직장 후배와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 친구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 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을 하고 있었고, 자신의 속내를 들어내고 이야기 해주었기에 저도 진심으로 그 친구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 지에 대해서 - 아직 부족한 것이 많은 사람이지만 - 이야기 해주었던 것 같습니다. 삶이란 불확실한 것이고 불확실한 것을 확실하게 만들고 싶어하는 것은 모든 사람들의 희망이지만, 아마 평생을 살아도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와 최소한 어떤 일을 시작하기 전에 앞으로 자신이 어떤 모습이 되길 바라는지에 대해서 심사숙고해서 생각을 해 본 뒤에 일을 시작하라고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3.
어쩌면 그 친구에게 한 이야기가 저 자신에게 한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저 자신도 아직 제 인생의 목표를 찾지 못한 것일 수 있으니 말이죠. 하지만, 1년여를 방황한 끝에 어느 정도 결론을 내리게 된 것 같은데, 제가 설정한 방향에 대해 좀 더 확실하다는 생각이 들면 앞으로 10년 정도는 이 길로 가보려고 합니다. 더 좋은 선택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지금의 제 상황을 고려해 볼 때 이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가지는 것이 미래를 고려해 보더라도 비전을 있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 결과가 좋을지는 아무도 모를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 결국 이 결정에 대한 의미를 찾게되려면 최소한 그 길을 돌아볼 정도로 나아가야만 가능할 것이기에 이 문제에 대한 답은 지금보다 한참 뒤에 저에게 의미를 줄 것 같습니다.

4.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이 블로그의 성격도 많이 바뀌게 될 지 모르겠습니다. 일단 그러한 시도로 조금이라도 불필하다고 생각하는 부분들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다 정리되지 못한 욕심이 남아있기에 깔끔하게 정리하지는 못했지만, 그런 욕심들을 하나씩 없애가는 것이 앞으로 이 블로그가 지향하는 방향이 될 것 같습니다. 혹시라도 제 블로그를 보시다가 저의 그러한 생각이 다시 꿈틀꿈틀 나타나기 시작한다면 이야기를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5.
제가 맨 처음 블로그를 시작할 때의 글들을 돌아보면서 제가 블로그를 왜 시작했는지에 대한 생각을 다시 정리하고 있씁니다. 초심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 되겠지만, 새롭게 시작하는 일과 블로그 모두를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마치 아이가 세상을 향해 첫걸음을 내디딜 때 마음 한 편으론 불안하지만 그래도 혼자서 걸아갈 수 있게 되었다는 생각에 작은 기쁨을 느끼길 바라면서 말이죠.

작은 행복: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 작은 기쁨: 블로그를 하는 재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