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와 구조조정

컨설팅의 영역을 좀 크게 나눈다고 하면 전략, 조직, 프로세스, 인프라, 재무 등으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중 인프라 영역은 IT 고유의 영역이니 두말할 것도 없겠지만, 다른 분야는 IT와 상당한 거리감이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꽤 되시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들 영역에서도 IT의 비중은 점점 더 커져가고 있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실제로 프로세스 영역은 이제 IT와 결합을 해서 어느 부분이 프로세스인지 어느 부분이 IT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정도까지 진전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예전에는 단독적으로 이루어졌던 PI(Process Innovation) 활동들이 이제는 IT를 전제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또한, 전략 등도 IT기술이 발달됨에 따라 가상적인 "대중"을 전제로 세우는 방식에서 실제 사용자의 데이터를 근거로 그 행동패턴을 분석해서 전략을 짜는 방향으로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이렇듯 IT는 기업활동에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앞으로는 과거보다도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IT가 이런 일을 함으로써 기업업무를 효율화시키고 있는 반면, 기업의 구조조정의 툴로써 사용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다시 말해 IT 시스템은 과거에 감히 할 수 없었던 일을 도와주는 한편, 10명이 하던 일을 1명이 할 수 있게 함으로써 9명의 일거리를 없애고 있다는 것입니다.

타 선진국과 비교를 해도 한국의 인건비가 싸지 않다는 점은 이미 많은 언론매체를 통해 들어서 알고 계시겠지만, 이런 이유가 아니더라도 앞으로는 비용이 많이 드는 사람보다는 대량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기계를 이용해서 고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가리라 생각합니다.

따라서, 설사 의도하지는 않더라도 IT에 종사하시는 분들은 기업의 구조조정 활동에 참여를 하고 있는 것이며, 이를 통해 자신의 생계를 꾸려가는 면이 있다는 것입니다. 어찌 보면 참 서글픈 부분이기도 하지만, 기업들의 효율화 정책이 쉽게 바뀌지 않는 한 당분간은 문제가 없어 보이는 이런 현실을 어떻게 받아 들어야 할 지 고민이 됩니다.

물론, 종국에는 이런 현상이 부메랑이 되어 다시 IT분야로 돌아오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