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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l of Books by Mr. T in DC |
여러 가지 책을 사고 읽으면서 늘 느끼는 기분은 부자가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는 것입니다. 사실 책 한 권의 가격은 술 한잔 마시거나 옷 한 벌 사는 것보다 싼 요즘, 이런 기분이 드는 것은 도대체 어디서부터 시작한 것일까요?
궁금증이 생기면 반드시 확인을 해봐야 하는 성격인지라 여러 가지 자료를 찾다 보니, 그 기원은 중세시대부터 시작된 것 같습니다. 중국의 종이가 유럽에 전해지기까지 상당 기간 동안 종이를 대신한 것이 양피지였는데, 양피지라는 것이 양의 가죽을 이용해서 만드는 것이라 책 한 권을 만들기 위해서는 양 200 ~ 300마리가 필요했습니다. 게다가 인쇄술이 발달하기 전까지는 필경사들이 책을 일일이 베껴야만 했는데, 필경사 한 명이 하루에 쓸 수 있는 양은 대략 2~3 페이지 정도였다고 하니 대략 200 페이지의 책을 만들어 내려면 서너달 정도 걸리는 굉장히 고단한 작업이었을 것 같습니다.
때문에 그 당시 책 가격이 고가일 수 밖에 없는데, 13세기 도시 가옥의 평균가격이 100리브로 정도였는데 책 한 권의 값이 15리브로 이상이었다고 하니 책 한 권의 가치가 상당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요즘 서울 32평 아파트 집값을 대략 6억~7억 정도로 보면 책 한 권의 가격이 1억 원 정도의 가치로 볼 수 있을 듯 합니다.) 하지만, 15세기 인쇄술의 발달로 인해 책 가격이 상당히 낮아지게 되는데, 사람들이 책에 대해 가지고 있던 고가의 이미지는 그대로 남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인쇄술 덕분에 상당히(?) 싼 가격에 책을 구하게 된 것 같은데, 선선해지고 있는 늦가을 책을 열심히 읽으면서 중세시대의 사치를 만끽해보는 하루가 될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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