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IT에 입문을 한 지 벌써 20년이 넘어가는 것 같습니다. 어릴 적 동네 문방구의 초록색 화면에서 커서를 반짝이며 저를 유혹하던 인베이더(초창기 컴퓨터 게임의 일종)로 시작된 저의 컴퓨터 사랑이 결국 철부지 중학교 3학년 시절 COBOL을 배우게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대학시절에는 에어콘도 없는 도서관에서 나쁜 머리로 C언어의 포인터에 대한 개념을 이해하고자 낑낑거렸고, 그 덕에 두꺼운 책을 배게 삼아 종종 잠들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한 것 같습니다. 또한, 군대에서 짬짬이 Complier 이론을 공부하고, 졸업반에 남들이 다하던 취업준비를 마다한 채 소프트웨어 공학을 듣는다고 공학관을 이리저리 돌아다녔던 기억도 나는 것 같습니다.

어찌해서 회사에 들어가서는 남들이 다 하지 않겠다던 개발에 뛰어들어 패키지 소프트웨어를 한번 만들어보겠다고 밤을 새웠고, 제가 만든 소프트웨어를 국제인증을 받는답시고 현해탄을 건너가서 테스트룸에서 오작동을 일으키는 소프트웨어를 고치면서 땀 뻘뻘 흘리던 그 생생한 현장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IT는 그만큼 제 삶의 일부였고 그 삶이 영원할 것이라고 믿었지만, 이제는 여러 가지 개인적인 사정으로 IT를 잠시 떠나 다른 분야에 몸담고 있습니다. 기실 어떤 분들은 IT가 너무 힘들어서 떠난 것 아니냐고 물어보시기도 했지만, 실은 제가 지금 있는 분야가 개인적으론 이전에 있던 IT보다 더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익숙해진 환경을 떠나 새로운 환경에 뛰어든다는 것은 항상 쉬운 일이 아니겠지만, 이전의 삶과 비교해보면 개인적으로 어려운 부분도 꽤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 경험이 장차 저에게 큰 도움이 될 것임을 알기에 오늘보다는 내일을 위해 좀 더 매진해보려는 생각에서 출발한 것이기도 합니다.

아무튼 제가 실무적으로는 IT를 잠시 떠나있지만 이별은 항상 만남을 기약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다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 잠시의 이별은 그리 나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IT의 바깥 세상에서 IT를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 것도 나중에 다시 들어갈 때 세상이 우리를 어떻게 볼 지에 대한 일종의 간접체험이 되기도 할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 제가 다룰 이야기들은 IT이기는 하나 다른 분들과 조금 다르게 IT를 외부에서 바라보는 관점으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IT가 정말 세상을 바꿔가는데 공헌을 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해 보겠습니다.  

그럼 늘 몸 건강하시고 10월부터 좋은 이야기들로 동지 여러분들을 곧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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