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설팅에 대한 나의 생각

컨설팅이야기 2008. 12. 15. 01:43 Posted by 5throck
Don't try this at home
Don't try this at home by tricky ™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이 업에 종사를 하다 보면 정말 다양한 분들을 만나게 되는데, 컨설팅에 대해 많은 분들이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 이에 대한 저의 생각을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컨설팅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분들도 있지만 어떤 분들은 컨설팅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계신 것 같습니다. 이 분들의 주장을 들어보면 컨설팅을 받아봤는데 그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이야기를 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듣는 이야기들이 몇 가지가 있습니다.

겨울에 눈이 온다더라
밥 먹으면 배가 부르다더라

이러한 이야기가 나오는 근본적인 배경은 컨설팅에 큰 기대를 하고 많은 비용을 들어 컨설팅을 받아봤는데 결과가 자신들이 다 알고 있는 수준에서 나왔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컨설팅을 앞으로는 받지 않으시겠다는 일부 고객들의 이야기도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만약 그분들이 주장하는 바가 다 옳다면 컨설팅 회사는 그 존재가치가 없으니 지금의 컨설팅 회사들은 다 망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ADL로부터 시작한 경영 컨설팅이 지금까지 존재하고 있으며 프로세스 및 IT 등으로 더 확산되고 있으니 모든 고객들이 다 무용하다고는 느끼시지는 않는 모양인 것 같습니다. ^^

그렇다면, 그런 불평은 어떻게 나왔는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첫째는 컨설팅을 받는 고객사의 문제입니다. 경험적으로 볼 때 불평을 하는 상당수의 고객분들을 분석해보면, 외부 컨설팅을 처음 받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분들이 컨설턴트에 대해 어떤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책에서 봤던 환상적인 이야기들에 근거해서 컨설턴트를 생각하시는 경우가 될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컨설턴트가 줄 수 있는 가치와 고객이 해야 할 일을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외부 컨설팅을 맡기면 100% 실패한다고 봅니다.

왜 우리가 컨설팅을 받아야 하는지, 외부 컨설팅사에게 바라는 바가 무엇인지 그리고 이 프로젝트를 통해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없는 상태에서 컨설팅을 시작하는 것은 고객분들도 괴롭겠지만, 컨설팅을 하는 진행하는 컨설턴트도 괴롭기는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인지하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마치 첫눈에 반해 연예를 시작한 연인들처럼 처음에는 달콤할지 모르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많은 문제점들이 들어나게 됩니다. 물론, 아주 잘되면 결혼이라는 해피엔딩으로 끝날 수도 있겠지만, 대다수의 경우 해피엔딩이 안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 생각을 해보고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컨설팅 회사의 문제입니다. 컨설팅이라는 업 자체가 수주업이다 보니 대형 프로젝트일수록 할 수 있는 능력 이상의 것들을 해주겠다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좀 쉽게 이야기하면 해보지 않았던 일을 해봤다고 이야기하는 경우라고나 할까요. 물론, 컨설턴트들이 다른 분들에 비해 일을 빠르게 배우는 편이서 가능한 부분도 많지만, 어떤 산업이든지 해당 산업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다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상당한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따라서, 아무리 빠르게 프로젝트를 진행을 한다고 하더라도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인력에 대한 이력서를 꼼꼼히 보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 문제는 한국이라는 국가가 가지고 있는 구조적 문제입니다. 컨설팅과 같이 전문적인 일을 하려면, 특히나 특정 분야의 전문가가 되려면 최소한 7년에서 10년 정도의 산업경험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실제로 글로벌 프로젝트를 뛰고 있는 인력들의 이력서를 보게 되면 최소 10년 이상된 인력들인데 한국에서 이 정도의 경력을 가지기가 쉽지 않습니다.

물론, 한국의 컨설팅 인력들이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모든 산업군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특정 산업군의 경우 한국 내의 고객들이 너무 적고 비용이 타 국가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에서 결정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컨설팅 후 2-3년 내에 경쟁사에 가서 컨설팅을 할 수 없다는 조항을 거는 경우도 있어서 해당 인력이 전문적으로 일을 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은 없는 것일까요?

저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2가지 정도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 중 첫 번째는 컨설팅사와의 장기계약을 통해 컨설팅을 받는 것입니다. 이미 국내의 모 대기업이 특정 컨설팅 회사와 년 단위 계약을 맺고 진행을 하고 있는데, 저는 이 방식이 매우 바람직한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장기계약을 통해 컨설턴트들은 회사에 대해 이해를 잘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뿐만 아니라 컨설팅 회사 내부에서 발생하는 다른 업무로부터 방해를 받을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좀 더 가치중심으로 접근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장기계약인 만큼 개별단가가 떨어지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뭔가 집중적으로 회사의 변화를 꾀하고자 할 때는 유용한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 방식은 사내 컨설턴트 제도를 운영하는 것입니다. 회사 내에 우수한 인력을 선발하거나 외부 컨설턴트를 정직원으로 고용하여 사내의 컨설팅 수요를 대응하는 방식인데, 인력의 수준이나 회사 정치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문제는 있을 수 있으나 개별 부서가 아닌 전사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좋은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이들 부서에 배치된 인력에 대해 지속적 교육을 해야하는 등 추가적인 비용이 들어가는 문제가 있긴 하겠지만, 회사 내부의 문제를 가장 잘 알 수 있는 사람들로 구성되기 때문에 회사의 문제를 보다 쉽게 찾을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경기 위축으로 인해 두 번째 방식이 보다 활성화될 것이라는 것이 저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앞서 언급한 두 가지 방식 다 장단점이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좀 두서없이 이야기를 드렸는데 마지막을 가볍게 정리한다면 컨설팅은 절대 마법이 아니기 때문에 여때까지 보지 못한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을 인지하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을 위한 방안들을 빠르게 도출하는 방안으로 컨설팅을 고려해보실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따라서, 컨설턴트들을 연금술사나 마법사로 보시기보다는 연습을 통해 숙련된 모습과 기술을 줄 수 있는 마술사로 보시는 편이 더 좋지않을까 생각합니다.

일을 배우는 길은 그 일을 하는 것
- 에스토니아 속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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