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언론으로서의 블로그

세상사는 이야기 2008. 5. 29. 01:05 Posted by 5throck
요즘처럼 블로그가 달라 보일 때가 없는 것 같습니다. 그간 많은 책이나 언론들에서 블로그의 위력이니 영향력이니 하는 이야기를 했었지만, 블로그를 하고 있는 저는 거의 느끼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번 촛불집회를 보면서 기존 미디어가 가지고 있는 한계를 그리고 그에 대한 대안을 뚜렷하게 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저 개인적인 생각으론 이 사건은 앞으로 많은 시사점을 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생각 때문인지는 몰라도 제 생각엔 올해를 기점으로 한국사회에서의 언론의 2.0화는 매우 빠르게 진행이 되어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치 과거 몇몇 여배우들의 동영상 누출사건이 한국의 초고속 인터넷망을 발달시켰던 것처럼 이번 일은 한국의 웹 2.0을 좀 더 가속화시킬 것이고 대안언론으로서의 블로그의 위상을 상당히 강화시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비록 제가 직접 참가를 하지는 못했지만, 많은 블로거들이 웹 2.0의 정신에 걸맞게 현장에 직접 들어가서 참여, 공유, 개방의 정신에 맞게 살아있는 날것 그대로의 사실들을 블로그스피어에 실시간으로 올렸습니다. 과거에도 이러한 유통방식은 어느 정도 존재는 했지만, 이 정도로 강하지는 않았기에 무시를 했는지는 몰라도 제가 보기엔 지금의 속보 수준은 상당한 수준에 올랐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이번 사건들을 대해 블로거들이 자청해서 영어로 번역해서 외국의 유명언론의 사이트에 글을 올렸다는 점에서 기성 언론들에게 상당한 시사점을 준다고 할 것입니다.

다만, 이번 사태를 보면서 아쉬웠던 점은 포탈들이 이러한 정신을 의도적으로 무시해서 많은 블로거들의 글을 메인에 올리지 않았다는 점이고 그럼으로 해서 미디어로서 또 한국을 이끌어 가는 기업으로서의 자신의 역할을 저버렸다는 점에서 이들 기업의 신뢰는 당분간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아직은 블로그가 기존의 언론을 이겨내기에는 지금의 블로그스피어가 너무나 작고 세력도 미약하기 때문에 많은 국민들에게 소통을 하지 못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다 아시다시피 상당수의 국민들이 아직도 종이로 된 신문을 보고 있고, 그간 한국의 언론을 장악하고 있는 세력들이 의도적으로 자신의 주장을 종이 매체를 통해 국민들에게 전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최소한 전 이것만으로도 만족을 할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제는 우리의 아이들이, 우리의 동생들이 지난 그 긴 세월 동안 이전 세대가 무엇을 위해 그렇게 싸워왔는지 그리고 그간 정부가 이들을 어떻게 대해왔는지에 대해서 몸소 가르쳐 준 점에서 말입니다. 이제 그들은 최소한 자신의 아버지 세대와 그리고 삼촌/이모의 세대가 왜 그렇게 치열한 삶을 살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해 소통이 될 것이고, 누가 이 땅의 진정한 주인인지를 그리고 그 권리를 찾는 데는 직접 몸소 뛰어들어야 한다는 점을 배웠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그 누구도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하던 세대간의 소통을 이 정부가 대신 해주신 것에 대해 정말 감사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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