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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8.10 2. 무니만 컨설턴트: 회사에서 준 컨설턴트란 직함 4
외부에서 보시기에 컨설팅이라는 분야에 들어가면 제대로 된 교육과정을 거쳐서 좋은 컨설턴트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일부 그런 기업들도 있겠지만 컨설팅 분야에서의 교육은 다른 분야에 비해 빈약한 편이라고 생각을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저의 경우에는 대기업의 컨설팅 부서에서 일을 시작했기에 어느 정도 나은 편이기는 하나 회사의 교육 프로그램이라는 것이 일을 실제로 진행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이것은 컨설팅 분야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도 다 마찬가지이지만, 컨설팅 분야는 학교에서도 배울 수도 그리고 책을 통해서 배울 수도 없는 분야이기에 더욱 그렇다는 생각입니다. 따라서, 이 분야에서 일을 제대로 배우려면 좋은 선배를 만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만의 문제라고도 볼 수 있겠지만 컨설팅 분야의 정보공유는 상대적으로 잘 안 되는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그 이유 중 하나는 자신이 배운 지식을 다른 사람들에게 나누어주게 것 자체가 자신에게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강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런 연유로 인해 어떤 일이 주어졌을 때만 자신이 가진 지식을 풀어놓고 일을 하는 경유가 많습니다. 그나마도 제한적인 정보를 받는 경우도 종종 있기에 자신의 일을 제대로 하고, 뭔가를 배우려면 선배와의 관계를 좋게 가져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신입 컨설턴트 시절부터 배웁니다. 이런 일들이 꼭 좋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컨설팅의 중요한 능력 중 하나가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설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어느 정도의 밀고 당기는 기술은 컨설턴트의 능력 개발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이런 연유로 제가 처음 컨설팅에 입문을 했을 때는 다른 컨설턴트와 마찬가지로 바닥에서부터 시작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나마 요즘은 대학교에서 컨설팅을 하겠다는 분들이 동아리를 결정해서 컨설팅에 대한 공부를 하고 입사를 하고 있어 나아지고 있기는 한데, 제가 시작했을 때만 하더라도 이 분야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었던 것 같습니다. 게다가 제가 입사를 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아시아 금융위기가 발생했고, 그렇기 때문에 더욱 더 선배들이 자신의 지식에 대해 공유하는 것을 꺼려했던 것 같습니다. 그 당시 상황을 돌이켜 보면 컨설턴트들도 회사에 속한 사람들이기에 언제 구조조정 당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자신의 어렵게 얻은 노하우를 다른 이에게 그것도 생면부지인 사람에게 알려준다는 것이야말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였던 것 같기도 합니다. 덕분에 동기들끼리 가끔씩 모여서 이야기를 나눌 때면 앞으로 우리의 처지가 어떻게 될지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기술이나 경험이 없는 신입 컨설턴트가 느꼈던 공포를 상상해 보신다면 제가 그 당시에 어떤 상황이었는지 느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결국 컨설턴트라는 명함을 회사가 주었지만,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자괴감이 그 시절 저와 제 동기들 가슴 속에 깊은 상처를 주었고 동시에 제가 빨리 컨설턴트라는 명함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 뒤로 컨설턴트가 되기 위해 어떤 것들을 어떻게 배워야 하는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기 시작했고 책도 사보고 선배들의 조언도 들어가며 조금씩 시도해보면서 그 결과를 살펴보는 상황을 반복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배워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무언가를 혼자서 배운다는 것은 생각보다는 매우 힘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이유 중 하나는 책 하나를 읽더라도 어느 부분이 중요한 부분인지 불필요한 부분인지 알지 못하기 때문에 모든 것들을 다 상세히 살펴봐야만 하고, 그렇게 때문에 덜 중요한 부분까지 봐야 하기에 배워야 하는 양이 엄청나게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모르는 부분이 나왔을 때 물어볼 사람도 주변에서 찾을 수 없기에 진도가 잘 나아가지 않아 어떤 때는 마치 거대한 벽이 저를 막고 서있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런 시절이 지나고 나서 조금씩 컨설팅이라는 분야를 알게 되어가면서 제가 배운 중요한 진리는 배움이라는 것은 결국 혼자서 해야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전의 학교교육에서 제가 배웠던 모든 것들은 실상 제가 스스로 배운 것이 아닌 다른 사람을 통해 배운 것이고, 이제는 제가 스스로 배움을 통해서 무언가를 터득하고 알아가야 할 때가 왔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제가 득도를 했거나 스승이 필요 없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실제로 제가 이 배움을 나아가는데 있어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고 그런 과정을 통해 성숙된 컨설턴트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진정으로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자신의 생각 그리고 자신만의 관점을 가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선배가 있거나 관련된 책 등이 있으면 더욱 쉽기는 하겠지만 자신이 느끼지 못한다면 뭔가를 진정으로 배울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한 분야에서 일을 배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무래도 그 일을 직접 해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문제를 만나야만 그리고 그 문제에 자신이 직접 연관이 되어야만 그 문제가 가지고 있는 본질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고 생각한다고 보기에 그 일을 하지않는다면 피상적으로만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준비도 안된 상태에서 이렇게 접근하는 것이 반드시 옳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신입 컨설턴트 시절에는 이렇게 배우는 것도 상당히 유용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프로젝트에 직접 투입이 되어야만 실제로 어떻게 일이 진행이 되는지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일을 하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왜 일이 진행이 안 되는지 그리고 일을 진행하면서 어떤 문제들이 발생하는지를 경험해봐야만 다른 이들이 이야기를 할 때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이해를 하고 방안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요즘 컨설팅을 시작하는 분들 중에는 이전에 컨설팅 경험 없이 MBA를 마치고 바로 컨설팅 분야에 오시는 분들도 있는데, 이런 분들의 경우 보통 처음부터 주니어 컨설턴트의 역할보다는 상당한 비중이 있는 프로젝트 매니저의 역할이 주어지게 되는데, 경험이 일천하여 어떻게 일을 해야 하는지 몰라서 당황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아무래도 바닥에서부터 시작한 컨설턴트들과 달리 컨설팅의 경험이 전무하다 보니 사람들을 다루거나 고객과의 관계설정을 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기 어려움을 겪는 경우라 하겠습니다. 이처럼 컨설팅은 학교나 책을 통해 이론을 배운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닌 실제로 현장에서 뛰어본 경험이 중요하기에 어느 정도의 경험을 갖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런 상황을 모든 분들에게 다 권하고 싶은 과정은 아닙니다. 실제 이렇게 하지 않더라도 특유의 친화력과 언변으로 빠르게 이 분야에 적응하시는 분들도 계시기에 제가 겪은 방식이 모든 분들에게 다 적합하다고 주장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다만, 이렇게 배우는 방식도 있고 이렇게 배웠을 때 그 나름의 장점이 있기에 저의 경험에 비추어 의견을 드린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조금 돌려서 이야기하면 이런 식의 배움이 주는 단점도 있는데 그것은 이론적인 배경보다는 현장의 상황에 따라 일을 하기 때문에 자신의 수준이 높아지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즉, 다시 말해 경험을 통해 일을 배우게 되면 실전적 경험은 많이 가질 수 있으나 큰 그림을 보기는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것은 마치 실전에 강한 베테랑 군인이 야전에는 강하지만, 전쟁 전체를 바라보면서 전략을 짤 수 없는 상황인 것처럼 이론적인 부분을 등한시 하게 되는 경향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이런 경우 이론적인 배경이 컨설팅을 하는데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없을 수도 있지만, 자신의 좁은 시야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게 되는 우를 범할 수도 있기에 체계적인 학습은 컨설턴트가 가져야 할 중요한 과정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따라서, 어느 정도 경험을 지닌 뒤에는 MBA 프로그램이나 박사 과정을 통해 자신이 더 배워야 하는 분야에 대해 학습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 더 많은 것을 배울 수도 있게 되고 자신을 크게 성장시킬 수 있는 계기를 갖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조언을 하나 드린다면 컨설팅에 입문을 하시고 싶으신 분이거나 신입 컨설턴트로 일을 시작하신 분들은 가능하다면 멘토를 만드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그 이유는 단순히 문제가 막힐 때 이를 해결하도록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을 얻는다는 관점보다는 컨설팅이라는 길에 들어선 순간 평생학습이라는 정말 외롭고 고독한 길을 가야 하는 상황에서 어떤 길을 가야 하는지에 대한 끊임없이 조언을 해 줄 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설사 없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길을 잘 갈 수 있긴 하겠지만, 이 어려운 길을 잘 해쳐나갈 수 있는 자신의 Role Model을 찾고 그 분이 걸어온 길을 볼 수 있다면 이 길을 그렇게 어렵게만 느껴지는 길이 아닐 수도 있기에 평생 자신의 스승을 구하는 노력을 결코 포기하지 않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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