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 인베이더를 통해 처음 게임에 입문한 뒤로 게임은 생활의 한 축으로 쭉 이어져 왔다. 한 때는 오락실의 아케이드 게임이, 때로는 PC방의 전략 시물레이션이 게임 생활의 한 축을 이루다가 최근에 들어서는 스마트폰 덕분에 모바일 게임으로 많은 여가시간을 보내게 되는 것 같다.

지난 세월을 돌이켜보면 참 많은 게임들이 시장에 나왔다가 흥행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출시되었는지조차 기억되지 못한 채 잊혀지곤 하는데, 그만큼 게임시장은 변화무쌍하고 경쟁이 치열한 곳이라고 생각된다.

올 상반기도 여타 시즌처럼 많은 게임들이 출시되었는데, 올 상반기를 특징지어 설명하라면 아무래도 캐주얼 게임과 롤플레잉 게임을 빼놓고 이야기 할 수 없을 듯 하다. 얼핏 생각하기에도 캐주얼 게임은 “애니팡2”가 당연 대세일 듯 하고, 롤플레잉은 “몬스터 길들이기”가 가장 큰 각광을 받지 않았을까 하는데, 늘 그렇듯 생각과 팩트(Fact)는 다를 수 있으니 객관적인 데이터를 통해 여러 가지 생각들을 검증해 볼 필요가 있을 듯 하다.

게임 카테고리 비중 비교 
(상위 50개 게임, 카테고리: 무료, 최고 매출, ’14.1.1 ~ 6.20 기준)

출처: 캘커타 커뮤니케이션(Calcutta Communication)

데이터가 말을 해주듯 상반기는 다양한 롤플레잉 게임들을 만날 수 있었던 시간이었던 것 같다. 전체 출시된 게임 중 약 30~40% 정도가 롤플레잉 게임이 차지하고 있는 것만 봐도 이제 게임 트랜드는 캐주얼 게임에서 서서히 롤플레잉 게임으로 이동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이런 변화에 맞게 게임 제작사들이 정말 제대로 된 성과를 내고 있을 지가 궁금해진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출시된 게임수로만 보면 롤플레잉 게임들이 상반기 모바일 게임시장을 주도한 것처럼 보이는데 관련 게임 제작사들은 당연히 좋은 성과를 내어야 하지 않을까?

게다가 최근 들어 몇몇 게임회사들은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터라 어느 회사가 정말 시장을 리딩하고 주도하는지를 알 수 있다면 효과적인 투자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니 한층 더 재미있게 바라보게 된다.

’14년 상반기 제작사 성과 
(상위 50개 게임, 카테고리: 무료, 최고 매출, ’14.1.1 ~ 6.20 기준)

출처: 캘커타 커뮤니케이션(Calcutta Communication)

분석된 결과를 살펴보니 올 상반기 가장 좋은 성과를 낸 기업은 의외로 ”데브시스터즈”가 차지했다. 뒤를 이어 “캔디크러쉬사가”로 유명한 킹이 2위를, 그리고 3위는 “수호지”와 “블레이드”로 유명한 “네시삽십삽분”이 차지했다. 선데이토즈와 CJ 등은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긴 하지만 상위 랭크에 위치하고 있어 나름 선방했다고 할 수 있는 반면 NHN 엔터, 위메이드, 컴투스는 아직까지 제 자리를 찾아가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라고 볼 수 있을 듯 하다.

상위에 포진해 있는 게임 제작사들이 출시한 게임들을 살펴보면 상반기를 주도한 것은 아무래도 캐주얼 게임과 액션 게임 등이 주도를 한 것으로 봐야 할 듯 하다. 롤플레잉 게임들은 출시된 비중에 비해 아직까지는 비교적 저조한 성과를 거두었다고 보여진다. 하지만, 롤플레잉 게임들이 올 상반기의 후반부에 많이 출시된 만큼 하반기 시장을 좀 더 지켜봐야 할 듯 하고 롤플레잉 게임들이 전반적인 흐름을 주도하지 못하고 있다고 단정짓기엔 아직은 시기상조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분석을 통해 얻은 가장 고무적인 점이라면 기 상장한 선데이토즈 이외에도 상장을 준비 중인 “데브시스터즈”와 “네시삽십삽분”이 올 상반기에 좋은 성과를 냈다는 것이다. 그런 연유로 상장 추진 시 유리한 조건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표절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몇몇 게임 제작사들이 상위에 포진됨에 따라 향후 게임의 독창성보다는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한 게임을 빠르게 카피해서 출시하는 전략이 시장에서 통용될 수 있어 하반기에도 이런 유사한 전략들을 구사하는 게임 제작사들이 나올 수 있다고 추측할 수 있을 듯 하다.

올 상반기를 분석한 결과를 짧게 정리하자면 캐주얼 게임의 시대가 점차 저물고 있으며, 액션과 롤플레잉 등 “미드 코어” 중심의 게임들이 출시되고 있으며 하반기에는 그 경향성이 점차 더 강해질 것이라는 점이다. 아무래도 전반적인 경기 침체로 인해 밝은 면보다는 어두운 면이 게임 속에 투영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어 다소 암울하게 느껴지지만 게임만큼 큰 돈 들이지 않고 잠시 동안만이라도 이 험난한 세상 속의 시름을 잊게 해주는 건 없지 않을까 한다.

이 글을 다 읽을 때까지 올 상반기 최고의 게임이 뭐인지 모르셨다고요? 데이터가 말을 해주듯 당연히 “쿠키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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