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TV 시장에서 3D TV이후로 스마트 TV가  화두인 듯 하다. 이전 IPTV나 디지털 케이블의 셋탑박스를 통해 가능하던 것을 TV안에 내장해서 내놓겠다는 제조사의 전략인데, TV가 점차 차별화되지 않고 있어 이를 차별화하려는 일환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러한 TV 시장의 변화는 아무래도 모바일 시장에서 스마트폰이 가져온 유통혁신에 기인한 것으로 보이는데, 문제는 TV가 스마트폰과 UI 측면뿐만 아니라 여러 면에서 다른 속성을 가지고 있는 기기라고 보기에 지금의 TV 제조사들의 행보는 매우 위험한 줄타기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특히 하드웨어를 하던 회사가 갑자기 소프트웨어 측면을 잘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인데다가 더욱이 완전히 다른 콘텐츠 유통 시장에 뛰어든다는 것은 너무나 엉뚱하게 들리는 면이 없지 않다.

특히, TV가 기존의 전통적인 Display 영역에서 벗어나 사용자와 인터랙티브하게 반응하는 콘텐츠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입력 부문의 혁신이 필요한데, 이러한 부분의 혁신이나 고민이 없이 바로 콘텐츠 부분의 유통 분야에 뛰어든다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기 출시된 소니의 노래방 스타일 리모컨이나 국내 모 사의 입력 부분을 보면 지금 스마트 TV의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 수 있을 듯 하다.) 게다가 굳이 장인정신을 들먹이지 않아도 오래 전부터 잘하던 분야에 기초해서 5% 또는 10% 혁신을 추구하는 것이 시장에서 더 큰 변화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3D TV와 마찬가지로 지금의 전략은 너무 시대를 앞섰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혁신 기술(Disruptive Technology)에 비해 기반 기술(Sustainable Technology)이 더 중요하다고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니다. 기반 기술만큼이나 혁신 기술이 중요하고 이러한 기술이 도입되었을 때만이 시장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지금 제조사들이 하려는 기술적인 접근은 사용성에 대한 고민 없이 기능적인 측면만을 고려했다고 보기에 답답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차라리 혁신을 고민한다면 콘텐츠 중심보다 TV라는 기기의 본연의 기능과 이와 파급되는 효과에 대해서 고민을 하는 것이 더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얼핏 생각하기에 TV라는 기기가 매우 단순하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TV는 사람에게 콘텐츠를 잘 보여주기 위해 만들어진 기기이다. 다시 말하자면 디지털로 표현된 정보를 사람에게 가장 자연스럽게 아날로그적으로 보여주는 기기라는 뜻이다. 따라서, 아날로그 세계를 잘 보여주는 것이 TV의 기본이라는 이야기이고, 자연의 색을 잘 표현해주는 기기라는 뜻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차라리 TV의 이러한 본원적 특징을 잘 살리는 것이 스마트 TV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예를 들어 지금까지 몇 가지 형태로만 셋팅된 컬러 부분을 GPS나 다른 기타 기기의 도움을 받아서 위도나 경도를 파악한 뒤 이를 근거로 자외선량에 따라 자동으로 색감을 조절한다든가 또는 여름철과 겨울철의 일조량에 따라서 밝기나 채도를 조절한다든가 더 나아가 해당 지역의 날씨정보를 이용해서 컬러나 밝기, 채도 등을 조절하는 것이 TV를 더 스마트하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한다.  

또한, 정말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콘텐츠를 유통하는 모델을 고민했다면 하드웨어 측면에서도 지금의 TV에서 튜너부분을 완전히 분리한 뒤 이를 스마트 튜너 내지는 스마트 셋탑박스 형태로 공급하고 이를 통해 단순해진 TV를 IT기기로 전환시켜 지금의 지역 생산/지역 판매 체제에서 글로벌 생산/글로벌 판매 체제를 고민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만들지는 결국 제조사의 몫이긴 하겠지만 어떤 TV가 더 스마트하다고 느낄 지는 전적으로 소비자의 판단이라고 생각한다면 지금의 스마트TV를 좀 더 다른 관점으로 봐주길 소비자의 한 사람으로서 간절히 기대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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