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initats
Trinitats by . SantiMB .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일을 하다 보면 처음 생각보다 어려운 일들이 종종 있습니다. 아무래도 무엇을 안다는 생각 하에 일을 추진하다가 실제로 일을 하면서 미처 생각지도 못했던 어려움을 만나게 되는 것인데, 해당 분야에 경험이 부족하거나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숙고하지 않아서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 같습니다. 그런 연유로 어떤 일에 훈수를 자주 두는 분들에게 실행력이 강한 분들이 항상 하는 이야기가 "니가 한번 해봐라"인 것 같습니다. 그만큼 아는 것과 할 수 있는 것에는 큰 괴리감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할 수 있다고 해서 그 일을 잘 할 수 있느냐 하는 질문은 또 다른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누구나 할 수 없는 일이 있기도 하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기에 섣불리 뛰어든다는 것은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어떤 일을 시작한다는 것은 단순히 한다는 것에서 더 나아가 잘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만약 그럴 자신이 없다면 처음부터 시작을 하지 말았어야 하는 것이고, 잘 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을 들여 준비를 철저하게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 모 사이트에서 진행하는 영화 리뷰에 신청을 해서 당첨이 됐습니다. 어제 그 시사회가 있었는데 개인적인 일 - 의도된 늦음일 수 있습니다 - 로 인해 15분 정도 늦게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이전에 다른 회사에서 진행했던 시사회 행사를 고려해 볼 때 늦더라도 입장이 가능했기에 해당 장소에 도착을 했더니 그런 행사가 진행되었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늦게 도착을 했기에 다 철수를 하신 것 같아 이번에는 저에게 당첨여부를 알려준 SMS 메시지를 확인하고, 전화를 드렸는데 관련된 분들이 다 퇴근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다행히 전화를 받아주신 분께서 친절하게 해당 이벤트를 담당하는 팀장님 연락처를 알려주셨는데, 이번에는 그 분이 전화를 전혀 받으시지 않아 그냥 돌아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제가 이 이야기를 드리는 이유는 최근 이런 방식의 이벤트를 하는 회사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데, 그에 대한 대응방안을 고려하지 않고 진행하는 경우가 점차 늘어나고 있음을 알려드리기 위해서 입니다. 블로거들에게 신청을 받고 관련 블로거를 선별한 뒤 영화를 보고 그 리뷰를 쓰는 매우 단순한 프로세스가 생각보다는 쉽지 않고, 저의 경우처럼 예외적인 상황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이렇게 단순하게 보이는 서비스 조차도 성공을 답보하기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업무 프로세스를 설계할 때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 방법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는데, 결국 프로그래밍을 할 때처럼 예외적인 상황이 발생했을 때 얼마나 잘 대처할 수 있느냐가 어떤 프로그램의 성패를 좌우할 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되었습니다.

아는 것과 할 수 있는 것 그리고 잘 하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준 해당 업체에게 감사 드립니다. 시사회 장소에 늦게 가서 비록 영화를 보지는 못했지만, 좋은 기업이 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다시금 일깨어 준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추신: 이 건이 아닌 다른 시사회에 경우 시간에 맞추어 도착하기 위해 비싼 돈을 주고 택시까지 잡아타고 간 적이 있으니 영화를 보지 못해서 쓴 글이라고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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