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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8.17 5. ERP와의 만남: 컨설턴트로 나를 이끌어준 멋진 소프트웨어 2
제가 회사에서 IT 분야에 대한 업무를 시작하게 된 뒤로 몇 가지 좋은 기회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그 중 하나가 ERP (Enterprise Resource Planning)를 배우게 된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제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ERP를 통해서 제조업이 어떻게 운영이 되는지에 대한 개념 및 이론을 배우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IT가 잘 운영되기 위해서는 고객들이 어떻게 업무를 하는지를 알 필요가 있는데, 저의 경우 패키지를 통해 현업분들이 어떻게 일을 하시는지 알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덕분에 저의 컨설팅 경력이 주로 MFG (Manufacturing) 산업과 TMT (High-Tech, Media and Telecommunication)산업에 국한되기는 했지만, ERP를 통해 저의 컨설팅의 기초가 다져진 것만은 확실한 사실인 것 같습니다.

물론, 저도 처음부터 ERP 컨설턴트로 일을 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제가 회사에 들어가기 전부터 했던 일이 프로그래밍이여서 회사에 들어가서 최초로 할 일도 역시 소프트웨어 패키지 개발이었습니다. 주로 ERP 시스템과 관련된 3rd Party 소프트웨어 패키지를 개발하는 일이었는데, 다 아시다시피 소프트웨어 개발을 하게 되면 단위테스트를 진행을 해야 했기 때문에 ERP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알아야 했고, 또한 제가 속해있는 팀이 ERP를 중심으로 컨설팅을 수행하는 조직이어서 개발을 하면서 ERP에 대해 여러 가지 기능들과 더불어 관련된 지식들을 배우게 된 것 같습니다.

ERP를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ERP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을 드리자면, ERP는 말 그래도 전사의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소프트웨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좀 쉽게 말씀 드리자면 회사의 업무 프로세스 전반 – 마케팅, 개발, 구매, 제조, 물류, 판매, 서비스, 재무, 원가 등 – 을 지원하는 패키지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고, 지금은 ERP 분야가 좀 더 세분화되고 발전되어 Extended ERP란 영역으로 확정되어가고 있는데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PLM(Product Lifecycle Management), SCM(Supply Chain Management) 등과 연계되어 점차 확대가 되고 있습니다. 최근 많은 기업들이 ERP 도입을 하고 있고 이를 통해 시스템을 확장하고 있기에 ERP를 안다는 것은 제조업에 대한 기초를 아는 일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물론, ERP가 모든 산업에 다 필요한 필수적인 소프트웨어는 아닙니다. ERP는 기본적으로 제조업에 기반을 두고 발전한 솔루션으로 금융권의 경우 ERP 패키지의 기능 중 재무영역과 구매영역을 제외하면 사용하기가 매우 어렵도록 되어있습니다. 연관된 기능들이 계속 개발이 되고 있기는 하나 아무래도 금융업과 같이 특정한 분야를 지원하는데는 한계가 있고, 학교 등과 같이 생산이라는 개념이 없는 산업은 ERP를 사용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ERP라는 패키지는 제조업, 다시 말해 2차 산업의 경우에 맞도록 만들어져 있는 패키지라고 보는 편이 가장 타당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연유로 인해 ERP를 통해 1차나 3차 산업을 배우기는 어렵지만 반대로 2차 산업을 배우는 데는 가장 적합한 솔루션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개인적으로 ERP를 배우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ERP를 통해서 우리나라보다 먼저 제조업이 발달했던 나라들의 업무절차를 배울 수 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ERP 패키지에 있는 내용들이 회사의 모든 업무를 다 알려주지는 않지만, 그래도 패키지에 있는 기능들을 하나씩 배우면서 왜 이러한 것들이 업무적으로 중요한지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배우게 된 것은 제조업를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또한, 이를 통해 컨설팅에서 필요한 가장 기초적인 방법이나 업무 프로세스를 배우게 되어 개인적으로는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컨설턴트가 되기 위해 모든 분들이 ERP를 배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컨설팅이라는 분야는 말 그대로 어떤 분야도 가능합니다. 네트워크 분야의 컨설팅을 할 수도 있고, 시스템 구축과 관련된 컨설팅 또는 프로세스 개선 등과 같은 컨설팅을 할 수 있기에 어느 분야든 가능한 것이 컨설팅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저의 경우 그 컨설팅의 기초를 ERP라는 패키지를 통해서 시작을 했을 뿐이고, 다른 경로를 통해서도 얼마든지 배울 수가 있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현업으로 근무를 하다가 기회가 생겨 산업전문가로 갈 수도 있고, 반대로 컨설팅을 하다가 현업으로 가서 경영혁신에서 사내 컨설턴트로 활용할 수도 있기에 갈 수 있는 방법도 있기에 컨설팅을 자신의 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방법은 무궁무진할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자신의 업무를 그저 매일매일 하는 업무라고 생각하시지 말고, 컨설팅이라는 관점에서 한번 생각해 보시면 어떨까 합니다. 사람마다 개개인의 특징이 있고 본인이 일을 하시는 업종마다 특징이 있어 하나의 방식이 모든 분야에 일괄적으로 적용하긴 어렵겠지만, 그래도 매일매일 지루하고 평범한 일을 하신다고 생각하기보다는 미래의 자신의 비전을 그리면서 일을 하는 방식으로써 컨설팅을 생각해보신다면 본인이 하고 있는 업무들이 더 의미있게 다가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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