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카드사와 통신사로부터 개인정보 유출이 되었다는 기사를 보고 확인해보니 이번에도 여지없이 내 개인정보가 누출되었다. 게다가 간간히 경찰청을 사칭했느니 은행을 사칭했느니 하면서 금융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불안하지 않을 수 없다. 알지 못하는 전화번호로부터 오는 전화를 받는 것이 이제는 덜컥 겁부터 난다. 게다가 각종 보험상품 가입부터 별의별 권유전화까지. 스마트폰은 이제 문명의 이기라기보다는 불편함과 짜증을 유발하는 존재가 되어가기 시작한다.

아무래도 뭔가 대책을 강구해야 할 텐데 하면서 어떤 방법이 좋을까 고민하다가 찾은 것이 바로 다름아닌 스팸전화 차단앱이다. 시중에 여러 앱들이 나와있어서 이것저것을 살펴보다 보니 그래도 몇 개의 앱들이 쓸만해 보인다. 그렇다고 덜컥 설치부터 해서 사용해보자니 뭐가 좋은지 잘 모르겠다. Geek한 기질이 발휘해서 일단 관련 앱들을 분석해보기로 했다.

조사 대상 후보군에 오른 앱들은 “뭐야이번호”, “후후” 그리고 “후스콜”이다. “뭐야이번호”는 얼마 전 공개된 SKT의 T전화에 관련 기능이 포함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선정했고, “후후”는 KT 자회사인 KT CS에서 내놓은 앱이라 그리고 마지막으로 선정된 “후스콜”은 네이버가 얼마 전 대만 회사로부터 인수하여 새롭게 출시했다고 하여 선정하게 되었다.

먼저 이들 3사의 앱을 살펴보면 디자인은 역시 네이버 답게 “후스콜”이 가장 깔끔해 보인다. 그 다음 “후후” 그리고 마지막은 “뭐야이번호”다. “뭐야이번호”는 상대적으로 오래된 스타일의 디자인을 가지고 있는데 조만간 변경된다고 하니 기대를 해본다.

각 앱들의 성능은 어떠할까? 이러 저리 테스트를 해 본 바로는 기능 측면에서 큰 차이는 느끼기는 어려운 것 같다. 아무래도 유사한 방식으로 동작하다 보니 그렇게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들 앱들의 성능을 살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할 터인데 스팸전화 차단앱의 특징을 고려해보면 많은 사용자를 가지고 있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듯 하다. 아무래도 다운로드를 많이 받으면 많은 사용자가 이용할 가능성이 높아 안드로이드 앱마켓인 구글 플레이의 자료를 살펴보았다. “후후”와 “후스콜”의 다운로드 구간이 5백만에서 천만 사이, “뭐야이번호”의 다운로드 구간은 백만에서 5백만으로 상대적으로 “뭐야이번호”의 다운로드가 적다.

하지만, 모든 앱들의 다운로드 횟수가 비교적 높아서 다운로드 숫자만 가지고 평가하기엔 뭔가 아쉽다. 그래서 앱 리서치 전문기관인 캘커타 커뮤니케이션즈의 도움을 받아 이들 앱들에 대한 랭킹 변화를 지난 1월초부터 5월초까지 추적해 보았다.

결과는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흥미롭다. “후후”는 1월부터 지금까지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커다란 변화 없이 상위권에 포진하고 있는 반면 “뭐야이번호”는 1월말경 급상승하였다가 서서히 내려오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경사면이 비교적 완만해서 현재 위치를 고수하는 것처럼 보여진다. 제일 심각한 상태를 보이는 것은 다름아닌 “후스콜”로, 1월에는 “후후”와 업치락 뒤치락거리면서 상위권을 유지하다가 2월말부터 급락하기 시작한다. 3월 초순경에 다시 상승하지만 그것도 그 때뿐. 그 뒤로는 2개월 내내 연속 하락세이고 하락곡선이 명확하게 보일 정도로 심각하다. 랭킹이 떨어진다는 건 사용자의 신뢰성이 저하된다는 평가라고 볼 수 있기에 아무래도 “후스콜”을 택하기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출처: 캘커타 커뮤니케이션즈(Calcutta Communication)

이제 남은 것은 “후후”와 “뭐야이번호”인데, 아무래도 “후후”는 이전부터 전화번호부를 관리하던 KT CS에서 만든 앱이라서 좀 더 유리한 입장인 듯 하다. “뭐야이번호”는 통신사 영업정지 여파가 어느 정도 작용한 듯 보이고 SKT의 영업정지가 풀린다면 어느 정도 상승곡선을 탈수도 있을 것 같다.

오랜 시간 3가지 앱에 대해 비교해봤는데 객관적으로 누가 가장 잘 나간다고 평가해야 한다면 그건 “후후”의 승리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다음으론 “뭐야이번호” 그리고 “후스콜” 순.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론 “후후”보다는 “뭐야이번호”가 좀 더 정이 간다. “후후”는 대기업이 만든 앱이라면 “뭐야이번호”는 “에바인”이라고 하는 작은 스타트업이 만든 앱이라서 그럴까? 과부가 홀아비 사정을 알아준다고 같은 스타트업 업계에 있는 앱이라서 좀 더 미련을 두게 되는 모양이다. 역시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객관적인 잣대만으로 모든 것을 평가할 수 없는 것이 세상의 이치이니 본인이 가장 사용하기 편한 앱을 고르는 것도 하나의 좋은 기준이 될 수 있을 듯 하다.

이번 스팸전화 차단 앱 전쟁에서 누가 이길까?

이 질문에 굳이 정답을 내야 한다면 내 생각엔 그건 바로 소비자가 아닐까 생각한다. 스팸차단 앱들의 무한경쟁이 펼쳐질수록 결국 득을 보는 건은 이 앱들을 사용하는 소비자일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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