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오랫동안 읽고 있는 중 하나가 바로 인생수업인데, 책이 별로 두껍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잘 읽혀지지 않는 책인 것 같습니다. 아마도 책을 읽는 중간중간에 제 삶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때때로 죽음이라는 것이 어떻게 삶을 바꿀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상상을 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다 아시다시피 인생수업은 데이비드 케슬러와 엘리자베스 퀴블러라는 걸출한 저자들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인생에 대한 의미입니다. 인생이라는 화두는 언제나처럼 우리 앞에 늘 펼쳐지지만 항상 느끼지는 못하는 것이지요.

저도 지금은 아니지만 어려서는 꽤 종교에 심취해서 살아서 그런지 이 책의 주제가 그리 어둡게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간혹 종교서적에서 말하는 듯한 부분도 있긴 하지만, 자신의 삶에 대해서 한번쯤 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는 것 같아 책을 읽으면서 저의 인생에 대해 다시 반추를 해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누구나 죽음을 마주하면 삶을 바라보는 시각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이 배움은 삶을 더 의미 있게 해줍니다. 그 배움을 얻기 위해 꼭 삶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만 할까요? 지금 이 순간 그 배움을 얻을 수는 없을까요? 삶이 우리에게 요구하는 배움들은 무엇일까요? 그것들은 두려움, 자기 비난, 화, 용서에 대한 배움입니다. 사랑과 관계에 대한 배움입니다. 놀이와 행복에 대한 배움입니다.

-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이 책을 읽다 보니 우리의 삶은 지구라는 별에 잠시 놀러 왔다가 떠나는 것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이 표현을 읽고 나니 마고리엄의 장난감 백화점이란 영화가 생각납니다. 마고리엄(더스틴 호프만)이 떠나는 마지막 날, 그의 결정을 되돌리게 위해 몰리 마호니(나탈리 포트만)이 재미있는 일들을 찾아서 마고리엄과 같이 놀러 다니는데 마치 그 일이 우리가 이 지구라는 별에 와서 놀다가 떠나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죠.

저도 지구라는 이 별에 와서 나중에 떠날 때는 어떤 느낌이 들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후회는 별로 없고 추억이 많이 남아있는 별이라는 느낌으로 가고 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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