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나긴 대학생활을 마치고 들어간 회사는 새로운 세계였습니다.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군대를 다녀온 기간을 포함한 대학교 7년의 근 20년의 학교생활을 마치고 들어간 세상은 그때까지 제가 살아온 세상과는 전혀 다른 느낌의 세상이었다고 할까요? 그것은 마치 학교라는 문화에 처음 접한 아이의 심정처럼 한편으로는 신기하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두려운 감정을 지녔던 것 같습니다. 지금으로부터 꽤 오래 전 일이니 조금은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그래도 회사라는 조직에 들어가서 잘 견딘 것은 아무래도 같이 입사한 동기들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비록 짧은 연수기간이었지만 군대에서처럼 진한 동료애가 회사라는 새로운 곳에 첫 발을 디딘 저의 마음을 잘 잡아주었던 것 같습니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도 있듯이 여느 다른 일들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어떤 일이든지 시작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런 연유로 인해 회사에서도 처음 시작을 잘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경험이 모든 분들에게 다 같이 적용되지는 않겠지만, 저의 경우에는 첫 직장에서의 첫 부서가 저의 직장 경력을 만들었고, 현재도 그 길을 가고 있기에 더욱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주변의 몇몇 분들의 이야기들을 들어보더라도 저의 경험과 비슷한 이야기를 하시는 것을 보면 저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신 분들도 꽤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이런 이야기를 드리면 다소 생소하게 들릴 수도 있으시겠지만, 제가 회사에 들어가진 전까지는 “컨설팅”의 “컨”자도 들어보지 못한 사람이라면 믿으시겠습니까? 지금은 많은 분들이 이 분야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서 잘 아시겠지만, 그 때만 하더라도 컨설팅이 그렇게 활성화되지 않았었고 무엇보다도 제가 그 분야에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더욱 더 무지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앞서 이야기 드린 것처럼 제가 이 길을 걷게 된 것은 돌이켜보면 아주 우연한 기회로 시작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제가 이 길을 갈 수 있었던 것은 연수기간 동안의 제 입사동기와의 아주 사소한 대화에서부터 시작을 합니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제가 입사던 즈음에는 연수가 끝나면 부서배치를 위해 인터뷰를 하게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 연유로 인해 동기들끼리 모이면 연수가 끝난 뒤에 어느 부서로 가고 싶어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이 자연스럽게 나왔습니다.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 가던 중에 우연히 제 동기 중 한 명이 컨설팅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고 자신이 컨설팅 분야로 지원을 하겠다는 것이었는데, 처음 들어본 분야에 호기심이 생겨 그 친구에게 꽤 많은 질문했던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면 말도 안 되는 질문도 꽤 되었던 것 같은데, 그래도 그런 이야기들을 통해 컨설팅이 무엇인지 그리고 컨설턴트라는 것이 어떤 사람들인지에 대해 막연한 동경심 같은 것이 생기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덕분에 이 길을 오게 되었으니 사람의 일이라는 것이 아주 사소한 것에 의해서 결정이 되고 그 결정에 의해 인생의 방향이 결정되기도 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연수가 마칠 무렵에 부서배치를 위한 인터뷰가 시작되었고 부서배치를 주관하시는 분에게 저의 의견을 강력하게 피력을 했던 것 같습니다. 내용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제가 왜 컨설팅을 해야만 하고 관련부서에 가야 하는지에 대해 저 나름의 논리를 세워서 이야기를 드렸던 것 같습니다. 연수기간 동안 틈틈이 시간을 내서 제 나름의 논리를 만들었던 것 같은데, 우연인지 아니면 재수가 좋았던 지 간에 제가 원하는 부서에 배치가 되게 되었습니다. 물론, 부서배치가 되기까지의 기간 내내 제가 잘 말씀을 드렸는지에 대해 많은 의구심이 들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합리적으로 설명을 드렸다고 생각하기에 작은 희망을 버리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결국 최종적으로 제가 원하던 부서에 배치가 되었고, 그렇게 해서 저의 컨설팅 경력이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아마 그 당시 저처럼 컨설팅이라는 분야에 대해 잘 모르시는 분들도 있고 이미 다른 분들을 통해 컨설팅이라는 분야에 대해 들어보신 분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책을 통해서나 또는 교육을 통해서 컨설팅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이미 경험을 해보신 분들도 계실 것 같습니다. 그런 연유로 저의 컨설팅에 대한 정의가 그리 큰 의미는 없을 수 있겠지만, 컨설턴트라는 직업에 대해 저의 의견을 드려보고자 합니다. 먼저 컨설턴트란 직업은 끊임없이 자기자신을 계발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보는 날마다 빠르게 흐르고 있고 고객들도 이러한 정보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또한, 컨설팅을 이미 많이 받아본 기업들의 경우에는 컨설팅 성과에 대한 기대치가 매우 높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컨설턴트가 배움을 게을리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봅니다. 물론, 컨설팅이라는 직업이 워낙 많은 시간을 요구하는 일이기에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많은 컨설턴트들이 시간을 내어 짬짬이 책을 읽고 새로운 분야에 대해 지식을 쌓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소한 고객보다 한 발 앞서 나가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자기계발을 해야하고, 그러한 열정을 가지고 계신 분들에게는 정말 적합한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다른 직업들도 마찬가지이기는 하겠으나 컨설팅은 매우 짧은 기간 동안 성과를 내야 하는 매우 집중력이 요구되는 직업입니다. 제 개인적인 견해이기는 하지만, 컨설턴트들이 일을 하는 강도는 일반 직장인분들이 일을 하는 강도의 2~3배 정도 된다고 봅니다. 기본적으로 주당 80시간 이상의 강도로 일을 하고 있고, 특히나 신입 컨설턴트의 경우에는 주당 100시간 이상의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장시간 일을 한다고 해서 높은 강도로 일을 한다고 말할 수 없겠지만, 일반적인 회사의 신입사원들이 겪는 업무강도에 비해 매우 높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업무 자체가 어떤 주장을 하기 위해 근거를 찾고 이러한 근거에 의해 자기 주장을 하는 체계로 되어있기에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논리적인 체계를 가지고 일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 이 분야에서 일을 하면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사람의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제 생각에는 빠르면 3년, 늦어도 5년 정도 지나면 어떤 일을 독자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 정도로 높은 업무 수행능력을 가지게 되는 것이 이 분야의 특징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컨설팅 분야는 서로 다른 산업군에 속해있는 기업들을 비교적 짧은 기간에 경험을 하게 해주는데 이러한 다양한 경험이 컨설턴트로서의 자질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한다고 봅니다. 어느 정도 경력이 만들어지면 특정한 산업을 정해서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겠지만, 신입 컨설턴트의 경우에는 다양한 산업에 대해 경험을 가지게 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차후에 자신이 어떤 산업의 전문가로 갈지를 결정하는 주요한 의사결정의 근거가 되기도 하지만, 다양한 기업들에 대한 경험을 통해 각 산업이 가지고 있는 주요한 특징 및 공통점들을 배우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기업들이 처해있는 상황에 대해 이해력을 넓히게 되고 이를 통해 자신이 받아들일 수 있는 정보력을 높이게 되는 것이 이 시기에 얻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경험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과거에 비해 컨설팅이라는 분야가 많은 분들에게 알려지면서 이 분야에 지원하는 분들의 수가 줄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일반적인 인식이 보수도 그리 높지 않으면서 많은 일을 해야 하는 이른바 3D 직종이라는 것인데, 실제로 이 분야에서 근무하시는 많은 분들의 이야기도 어느 정도는 일맥상통하기에 아주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일을 하시는 대부분의 분들은 이 일이 통상적인 직장이라는 개념보다는 직업이라는 개념을 많이 가지고 계신 것 같습니다. 다시 말해 이 분야가 자신의 천직이라는 생각으로 일을 하시는 분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열심히 일을 하는 컨설턴트들을 보면 일을 즐긴다는 생각도 드는 것 같습니다.

비록 컨설팅 분야가 아니더라도 일을 하면서 자신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겠지만, 컨설팅이라는 일을 통해 그 어떤 일보다도 보람을 느낄 수 있었기에 좋은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러한 저의 생각에 의견을 달리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최소한 지금까지 살아온 저의 인생을 돌아 볼 때 그렇게 나쁜 직업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떠세요. 컨설팅, 한번쯤 해 볼만한 직업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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