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IT 전문가로 성장을 한다는 것은 매우 고통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공공기관에서 발생했던 개발자 구타사건을 보더라도 개발자의 위상이나 지위가 아직은 우리사회에서 낮은 위치에 놓여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미국과 같은 선진국의 경우 IT를 전문영역으로 보고 이와 관련된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비자 쿼터까지 늘려가려고 하는 마당에 우리나라의 IT 현실을 돌이켜보면 아직은 너무 큰 차이를 두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는 대표적인 사건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게다가 많은 분들께서 보시기에 IT 분야에 계신 분들은 밤늦게까지 일을 해야 하고, 때로는 밤을 새워서 일을 해야 하는 경우도 꽤 있기에 매우 나쁜 직업이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계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실상 늦게까지 일하고 주말도 없이 일을 하는 것은 비단 IT 분야에 국한된 이야기라고 하기보다는 전문적인 영역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의 주된 특징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선진국의 경우 밤늦게까지 일을 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지만, 주말에도 일을 하는 업무의 경우에 대해서는 그 반대 급부로 대부분 고소득을 보장하고 있고, 그렇지 못한 벤처 등의 경우에는 스톡옵션 (Stock Option)이나 여러 가지 장치 등을 통해 회사가 상장이 되거나 성장을 할 때 고소득을 올릴 수 있는 장치들을 두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벤처들을 중심으로 이런 제도를 도입하고 있지만, 아직은 크게 성공한 벤처가 많지 않기에 이러한 혜택을 잘 받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또한, 조선시대부터 시작된 기술 천대의 사상이 아직까지 살아지지 않고 있어 기술자들을 매우 하찮게 보는 풍조가 만연되는 점도 그러한 점에 한 몫을 하는 것 같습니다. 최근 들어 고급 기술자 집단인 연구원들에 대한 대우가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대우가 그리 좋지 못하며, 일반적인 기술자 집단에 대한 대우는 변한 것이 없거나 더 나빠졌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우리나라 IT 분야의 기술자에 대한 대우는 그리 썩 좋지 못한 상태라고 생각됩니다. 아마 그러한 결과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예가 바로 우리나라에 세계적인 S/W 패키지 제작사가 하나도 없는 사실일 텐데, 지금의 풍토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아마도 10년이 지나도 지금의 상태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 이러한 풍토로 인해 많은 기술자들이 97년에 벌어졌던 아시아 금융위기 시기에 한국을 떠나 해외에서 자리를 잡아 일을 하고 계시고 있고, 이렇듯 높은 기술을 가진 인력들의 유출을 정부는 수수방관만 하는 현실이 매우 답답하기만 합니다.

아시아 금융위기부터 시작한 기술인력의 유출이 최근 미국발 경기위기로 한풀 꺽긴 것 같기는 하자만, 그 당시 이러한 문제들을 단기간에 타개해보겠다는 정부의 의지로 인해 IT인력 육성이라는 허울 좋은 명분 하에 추진되었던 일들이 더 문제를 일으키게 된 것 같습니다. 정부가 추진했던 IT 기술자 양성으로 인해 시장에 제대로된 기술능력을 갖추지 못한 많은 IT 인력들이 공급되었고, 결국 이 분야의 평균 기술숙련도가 과거에 비해 엄청난 수준으로 떨어지게 되는 현상을 만들게 합니다. 게다가 이렇게 급조된 인력들의 공급과잉으로 인해 수주경쟁에서 저가입찰이 관행화되게 되고, 그에 따라 고급인력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못하게 되어 지금의 현상을 만들게 되었다고 봅니다. 또한, 이렇게 일이 진행이 되다 보니 사람의 능력이 아닌 사람의 수로 비용을 지불하는 관행을 더욱 고착화시키게 되었으며, 그로 인해 수준 이하의 인력들이 프로젝트에 투입이 되면서 프로젝트의 질 저하 및 프로젝트의 납기지연 등과 같은 심각한 문제까지 야기하게 되는 상황으로까지 오게 된 것 같습니다.

더욱이 이런 문제들이 계속해서 발생함에 따라 IT 기술자에 대한 인식이 더욱 더 나빠지고 있는데, 정부의 잘못된 시장개입이 얼마나 많은 문제를 야기시켰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생각하기에는 IT가 전 세계적으로 나쁘게 인식되지는 않기에 이에 대한 미래 자체는 적어도 나쁘지 않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는 IT가 없으면 전혀 운영이 되지 않을 정도로 IT 고도화 사회가 되어가고 있고, 이러한 사회를 더욱 고도화하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 대한 그리고 개발에 대한 능력을 더욱 절실히 필요하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일례로 금융권만 하더라도 IT 시스템이 정지될 경우 회사의 업무가 전혀 돌아가지 않을 정도의 수준에까지 도달했고, 타 분야도 IT 시스템이 없이 업무를 수행할 수 없을 정도의 수준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믿기에 이러한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세대들이 가지고 있는 관습이나 개념을 바꾸어야 하는데 이런 것들을 바꾸기에는 아직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동차의 경우를 보더라도 초기에는 많은 사람들의 기피대상이었고, 마차법 등을 통해 마차보다 빨리 달리면 안 된다는 여러 가지 제약 등을 받았지만 결국 말과의 승부에서 승리를 했던 것처럼 모든 것은 시간의 흐름을 거부할 수 없기에 결국은 언젠가는 인정을 받을 날이 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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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blog.ahnlab.com BlogIcon 안랩맨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안철수 연구소 블로그 지기 안랩맨~입니다.

    it전문가의 고뇌가 가득 묻어 나오는 글이네요.

    그래도 힘내시는 것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화이팅!

    또 뵙겠습니다.

    2009.08.28 16:38
    • Favicon of https://mbastory.tistory.com BlogIcon 5throck  수정/삭제

      감사합니다. 요즘 집에서 V3 Lite를 사용하고 있는데, 좋은 것 같습니다. ^^

      2009.08.28 22:22 신고
  2. coolcat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나라에서 IT는 불가촉 업무지요. 알아서도 안되고 알아도 모른척 해야하는 그야말로 막장 업계지요. 우리나라의 미래 성장동력의 한축이 될수도 있었는데 아쉽습니다. 지금 똑똑한 젊은 세대 중 IT 업계에 들어오려는 사람이 있을까요? 완전 조선시대지요.

    2009.08.28 17:37
    • Favicon of https://mbastory.tistory.com BlogIcon 5throck  수정/삭제

      지금 당장은 아니겠지만 점차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긴 위해서는 앞서 이 길을 가신 분들이 더 고생을 해주셔야 할 부분이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되네요...

      2009.08.28 22:23 신고
  3. Favicon of http://www.vincentkwak.com BlogIcon Vincent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IT업계에서 오래 몸 담아 왔고 적으신 내용에 상당 부분 공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선시대부터 시작된 기술 천대의 사상"라고 적으신 걸 보면 현실 인식의 방향이 저와는 약간 다르신 것 같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분위기는 기술 천대가 아니라 "돈이 안되는 모든 것"을 다 천대합니다. IT 쪽도 썩 좋지는 못하지만 대한민국의 인문사회과학 쪽은 아예 고사 상태입니다. 사실 조선시대의 인식은 "사-농-공-상"의 순으로 "사"에 해당하는 철학 쪽을 가장 우선시했고 돈을 버는 "상"을 가장 천시했지요. 하지만 지금은 정반대 순이라고 생각하면 될 듯합니다. 즉 "상-공-농-사"의 순이지요. ("사"를 정치나 법학이라고 두면 얘기가 좀 달라지지만)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좀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우리는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라고 할 수 있는 인문학을 개풀 뜯는 소리로 생각하는 우리 사회의 분위기에서는 IT업계의 악순환은 어찌 보면 지엽적인 한 부분에 불과할 수 있습니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 못하면 영원히 쳇바퀴를 벗어나지 못하게 됩니다.

    2009.08.30 06:07
    • Favicon of https://mbastory.tistory.com BlogIcon 5throck  수정/삭제

      말씀해주신 내용에 상당히 공감을 합니다. 아무래도 지금의 세상이치가 돈이 흐르는 곳으로 가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보니 상대적으로 돈을 벌지 못하는 곳은 천대를 받지 마련이지요.

      아마도 그런 천대를 받지 않게 해주는 것이 앞서 길을 간 선배들이 몫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들은 다른 그 누구가 아닐테니까요.

      쉽지도 않고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겠지만, 그래도 이 길에 먼저 들었다는 이유만으로도 조금이라도 고민을 하고 좀 더 나은 길을 생각해서 후배분들에게 제시할 수 있을 때가 오길 진심으로 바라고 기원해 봅니다.

      2009.08.30 14:5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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