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생산체제의 비극

컨설팅이야기 2009. 3. 1. 17:22 Posted by 5throck
CPKF Counting.... about 450 in this shot...
CPKF Counting.... about 450 in this shot... by Joriel "Joz" Jimenez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1.

산업혁명 이후로 우리가 사는 세상은 극적으로 변해왔습니다. 저렴한 제품이 시장에 공급하게 되면서 사람들은 이전에 보지 못했던 신기한 물건들을 싸게 살 수 있었고, 그러한 것들을 통해 자신의 삶이 풍요롭게 변화한다고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덕분에 생활에 꼭 필요하지는 않지만 남들과 차별화하거나 자신의 만족을 위해 물건을 사고 그러한 물건들을 사기 위해 더 많이 돈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이와 더불어 부는 과거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선망이 되었으며, 부를 통해서 우리는 행복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은 행복한 세상일까요?

세상 사람들이 모두가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식량이 있음에도 배고파 죽는 사람들이 있고, 가진 사람은 더 부유해지고 없는 사람들은 더 없이 사는 이 세상이 정말 행복한 삶인지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이 듭니다. 어쩌면 수만 년 전 채집을 하고 사냥을 하며 살아갔던 삶이 더 행복한 삶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요즘 들어 점점 더 하게 됩니다.

2.
대량생산체제는 인간의 욕망과 욕심이 만들어낸 체제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대량생산체제의 근간을 살펴보면 볼수록 그러한 생각이 더 들기 때문입니다.

1. 1대의 기계에서 8시간 동안 생산할 수 있는 양을 120개라고 하고, 기계에 대한 투자비를 120,000원이라고 가정합니다. (정액법 기준: 감가상각 4년)
2. 이 기계를 돌리기 위해선 최소 1명의 사람이 필요하고, 평균 근무시간을 8시간으로 매달 인건비로 1,000원이 나간다고 가정합니다.

이 기계를 한 달 운영하게 되면 매달 2,500원(= 120,000원 / 4년 / 12개월)이 들어가게 되고, 1달 인건비로 1,000원이 투입되어서 3,500원이 원가로 발생합니다. 이 기계는 한 달에 2,640개(= 120개 * 22일)이 생산하므로 개당 원가는 1.33원(= 3,500원 / 2,640개)가 됩니다.

3.
그런데, 경영자가 물건을 더 팔 수 있다고 생각하고 하루에 16시간씩 기계를 운영한다고 하면, 매달 고정비 2,500원과 인건비 2,000원이 투입되어 4,500원이 들어가지만 생산량은 5,280개로 늘어나게 되어 0.85원(= 4,500원 / 5,280개)로 줄어듭니다. 따라서, 36%(= (1.33원 - 0.85원) / 1.33원)의 생산량 향상이 일어나게 됩니다. 계산식이 조금 복잡하게 보이지만 결국 결론은 경영자 입장에서는 물건을 더 많이 만들수록 이익은 더 증가하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시장에 공급하는 가격도 떨어질 테니 소비자 입장에서도 좋습니다. 더 많이 생산을 할수록 경영자는 많은 이익을 취할 수 있고, 이와 더불어 많은 사람을 고용 할뿐만 아니라 시장에는 싼 물건을 공급하니 이보다 더 좋은 일은 없는 것 같습니다.

4.
하지만, 반대로 시장 경기가 급랭하여 평상 시 팔던 물량의 절반만 팔 수 있다고 한다면, 기계에 대한 고정비 2,500원과 인건비 1,000원으로 원가는 3,500원으로 동일하나 생산량은 1,320개가 되어 개당 원가는 2.65원(= 3,500원 / 1,320원)으로 이전 판매가인 1.33원의 거의 두 배가 되게 됩니다. 이럴 경우 물가상승으로 이루어져 경기침체를 더욱 가속화시킬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지게 되고, 높아진 인건비를 해소하기 위해 기업이 인력감축을 시도하게 되면 가계의 소비감소가 발생하게 되어 이른바 디플레이션이 일어나게 됩니다.

5.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눈치가 빠른 분은 별써 아셨겠지만 고정비에 대한 처리기준이 생산량이 아닌 기간으로 산정이 되어있기에 동일 기간에 많은 량을 생산할수록 유리하게 되어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처리기준을 다르게 적용할 수도 있겠지만, 시간에 대한 기준으로 처리를 하는 것이 투자를 하는 입장에서 유리하기 때문에 정한 방식이라고 보입니다. 제가 비록 예를 들어 설명을 했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재무제표가 BSE(Balance Sheet Engineering)를 통해 얼마나 극적으로 변모할 수 있는지 아실 수 있다면 재무제표를 보시고 투자를 결정하는 것이 얼마나 무모한 방식인지 이해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6.
물론, 이 문제가 일어난 이유는 단순히 재무제표 상의 이유라기보다는 서두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그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인간의 끊임없는 욕심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필요도 없지만 무엇이든 많을수록 좋다는 생각과 남들과 다르게 보이고 싶다는 생각들이 이러한 문제의 중심에서 회오리치는 태풍의 눈처럼 놓여있다고 보는 것이지요. 아마도 인간의 욕심이 빚어낸 가장 극단적인 결정체 중 하나가 대량생산체제일 것 같은데, 이러한 체제에 대한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는다면 결국 우리는 이 매트릭스 속에서 쳇바퀴 돌듯이 살아가게 될 것 같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처방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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