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근무환경과 생산성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와 관련된 몇 가지 이야기를 적어보고자 합니다. 여러 가지 직업 중에 타 직종에 비해 생산성이 높아야 하는 직업은 상당히 많을 수 있지만, 제가 종사하고 있는 동네가 IT이다 보니 IT기업을 중심으로 생산성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IT 생산성과 관련되어서 많은 서적들이 있겠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가장 좋은 서적은 아마도 피플웨어(Peopleware)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피플웨어적인 관점에서 보면 IT기업의 생산성 – 아무래도 개발자를 대상으로 하겠지요. ^^ - 을 높이는데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외부세계와 차단될 수 있는 조용한 근무환경, 자연환경과 어우러진 쾌적한 사무실 등 말이죠. 그런데, 이런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한가지씩 덧붙여지는 이야기가 항상 있더군요. 미국 IT기업 – 최근의 구글의 무료식당이야기는 항상 모든 IT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설레게 합니다. ^^ - 에 비해 한국 IT기업의 근무조건이 열악하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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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우리의 현실이 그렇게 암울할 지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미국 IT기업들 특히나 잘 나가는 기업의 경우에는 직원들이 하룻밤에 백만장자가 되는 경우가 허다하고, 회사에서 자유스러운 복장으로 근무를 하면서 사장이나 기타 이사진과의 격이 없는 대화 등 상당히 매력적인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하지만, 혹시 미국 IT기업에 대해 너무 환상적인 생각만을 가지고 계신 것은 아니신지요?

제가 본 미국 IT기업은 다 그렇지 않겠지만 절대로 직원들에게 자비롭지 않습니다. 만약 기업에 소속한 조직원이 – 개발자가 - 상당한 생산성을 보장하지 못한다면 - 특히나 벤처기업과 IT기업 같은 경우라면 - 자신의 자리를 보존하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또한, 미국기업의 경우 상시 구조조정체제이기 때문에 특정사업이나 조직이 성과가 나쁠 때는 layoff가 진행이 됩니다.

그와 관련된 제 경험을 하나 소개해 드리면, 제가 2년 전 Palm Source에 갔을 때, 저와 제 동료들을 위해 PT를 해주던 몇몇 분들이 있었습니다. 일주일 뒤에 다시 방문을 할 일이 있어 알게 된 사실이지만, 저희에게 PT를 해주던 그날 오후에 layoff가 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갔을 때는 저희에게 PT를 해주셨던 3분 중 2분이 이미 회사에 있지 않았습니다.

더욱 놀라왔던 사실은 PT를 진행했던 사람 중에 한 명은 이미 그날 오후에 layoff가 일어날 것이라고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기실 우리나라에서 그날 오후에 정리해고가 예정되어 있다고 하면, 그렇게 자연스럽게 자신의 일을 할 지가 궁금했고, 만약 제 회사에서 그런 일이 있어났다면 아마도 하루 종일 일을 하지 못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이 사례에서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미국의 IT 벤처기업이 쾌적한 사무실, 무료식당, free food 등을 제공하는 등의 상당히 좋은 근무환경을 제공하기는 하지만, 직업 안정성 면에서는 한국에서 상상도 하지 못할 정도로 불안하다는 것입니다. 지금은 잘 모르겠지만, 2년 전 Silicon Valley 방문 시에 IT 버블붕괴 때문에 Silicon Valley 근처의 IT경기가 아직 회복되지 않아 빈 사무실을 많이 보았고, 통계적으로 보아도 현재 미국의 IT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Outsourcing으로 인해 직업을 찾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여러분도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 미국의 IT기업들이 처해있는 환경과 한국의 IT기업들이 처해있는 환경이 많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각 기업이 살고 있는 토대가 틀리고 살아온 환경이 틀립니다. 그래서 어쩌면 그러한 배경으로 인해 당연히 다른 근무환경 속에서 근무를 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물론, 저도 개인적으로 회사에서 공짜 음식 및 좋은 환경을 주면 절대로 반대할 사람은 아닙니다만, 우리나라에서도 유사한 환경을 제공하면서 직업안정성을 보장하지 않는다면 여러분은 그 직장을 가시려고 할까요? 개인에 따라 다르겠지만, 전 아니라고 봅니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논란은 있을 수 있지만, "미국 IT기업이 조직원의 생산성을 최대한 활용하려는 차원에서 직원들에게 좋은 근무환경을 제공하고 있고, 그러한 것을 통해 미국의 IT기업이 생산성을 최대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을까요?”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물론, 한국도 그와 유사한 답을 얻을 수도 있고, 아니면 전혀 다른 답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너무 세속적인지는 몰라도 기업의 가장 근본적인 목적이 이윤추구라는 것을 생각해 보면, 기업은 절대로 돈이 되지 않는 일에는 투자를 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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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underdog.egloos.com BlogIcon 언더독  수정/삭제  댓글쓰기

    동양권에서는 사람 함부로 못자릅니다. 정서도 그렇고 법률도 그렇습니다. 그게 좋을수도 있고 나쁠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도록 함께 가자 우리 이길을' 식은 적어도 아니라고 봅니다.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2007.05.09 00:15 신고
    • Favicon of http://mbastory.tistory.com BlogIcon 5throck  수정/삭제

      미국도 미국만의 정서가, 한국도 한국만의 정서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제 생각에도 2가지의 장점만을 취할 수 있으면 가장 좋을 것 같은데 그렇게 되려면 아무래도 많은 시간이 흘러야 할 것 같습니다.

      2007.05.09 12:09 신고
  2. Favicon of http://blog.happyseker.net BlogIcon 해피씨커  수정/삭제  댓글쓰기

    반대로 쉽게 짤리는 만큼 (짤린사람이다도) 새로운 직장을 구하기도 우리나라보다 장벽이 높지 않다고 들었습니다. 최근 우리나라 고용주들이 생산성향상을 위한 환경도 제공못하고, 동시에 고용의 유연성도 없으면서, 단지 해고의 유연성만 찾는 방향으로 나가는 것을 보면 고용주측과 피고용인입장에서 전체적 서로 유리한 것만 찾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가 싶네요.

    2007.05.09 00:51 신고
    • Favicon of http://mbastory.tistory.com BlogIcon 5throck  수정/삭제

      미국이 한국에 비해 고용 유연성이 높다는 말은 맞는 말 같습니다.

      특히나 한국의 경우 다른 나라와 비해 여러가지 "차별" 중 연령에 대한 차별이 상당히 높은 편으로 나이가 많은 경우에는 직장을 쉽게 얻을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국에 가보면 40-50대의 나이드신 프로그래머분들을 간혹 볼 수가 있는데, 그럴 때는 그쪽 문화가 부러울 때가 있습니다. ;)

      2007.05.09 12:15 신고
  3. Favicon of http://shinee.tistory.com BlogIcon 썬샤인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글 잘 보국 갑니다^^
    여러가지로 생각하게 되네요..
    직업의 안정성....
    역시 한번쯤은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하지만 확실히 미국이란곳은..기회가 많이 열려있는것 같습니다

    2007.05.26 07:35 신고
    • Favicon of http://mbastory.tistory.com BlogIcon 5throck  수정/삭제

      제 생각에도 본인의 경쟁력만 갖추어진다면 미국이 한국보다는 더 많은 기회가 열려있다고 생각합니다...

      2007.05.26 11:16 신고
  4. Favicon of http://anoia.tistory.com BlogIcon Steven Yoo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용시장이 유연하기 때문이겠죠. 그리고 일을 못하는데도 직장에서 잘리지 않고 있다면 오히려 그 쪽이 더 안 좋은거 아닌가요? 안정된 직장이 필요하다면 정부에서 일하는 것도 나쁘지 않으니깐요. tradeoff가 있는거죠. 우리나라처럼 공무원이 되는게 그렇게 어렵지만은 않으니깐요.

    2008.07.06 13:22 신고
    • Favicon of http://mbastory.tistory.com BlogIcon 5throck  수정/삭제

      해고에 대한 부분은 생각하시는 것보다 실제 당하는 입장이 되면 다르게 느껴지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미국의 경우 해고되기도 쉬운 반면 직장을 구하기도 쉽지만 한국의 경우 한번 해고되면 다른 직장을 구하기 쉽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따라서, 어느 한 나라의 특색을 다른 나라에 그대로 적용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각 나라별로 특색이 있는 것이고, 너무 한쪽면에 보지 않았으면 하는 것입니다. 미국은 미국의 장점이, 한국은 한국의 장점이 있는 것이니까요.

      2008.07.06 17:26 신고
    • 좋은 밤!  수정/삭제

      미국은 보통 한 직장에서 2-3년 정도 일한후 다른 직장으로 연봉협상하여 이직합니다. 오래 머무는 것을 '능력이 없다' 보는 면도 있습니다. 다른 경우도 있겠습니다만. 기업에 대한 인식이 우리나라와 많이 다르죠. 일과 사적인 것이 구분되 있어서, 직원 입장에서도 그렇게 자익에 따라 이동하는데, 회사라고 보장..;;a 문화도 정신적 리스크도 우리와 다릅니다.. 그런데 노후엔 능력있는 사람들 제외하고 어떻게 하는지 저도 모르겠네요..a 마치 서로 다른 종의.. 이를테면 오리가 닭을 이해 못하면서 생활패턴만 보고 고민하는 것과 같은 느낌;; 먼저 이해가 선행되야 될것 같습니다.

      2011.07.22 23:13 신고
  5. 7streetbar  수정/삭제  댓글쓰기

    생산성이란것이 창출하는 부가가치인데 영국 고급 양복점의 재단사는 설렁설렁 일해도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하지만 중국 옷공장 재단사는 아무리 열심해 일해도 창출하는 부가가치가 작잖아요. 결국 중국 재단사는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영국 재단사보다 생산성이 낮다는 평가를 받는다는. 이것은 자동차도 마찬가지. 현대차 노동자보다 생산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 gm은 망해버렸어요.

    2009.07.22 16:03 신고
    • Favicon of http://mbastory.tistory.com BlogIcon 5throck  수정/삭제

      생산성에 대해서 좋은 시사점을 주신 것 같습니다. 아무리 생산성이 높다고 해도 결국 소비자가 사주지 않는다면 결국 망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미국의 자동차 업계가 잘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2009.07.25 14:24 신고
  6. 7streetbar  수정/삭제  댓글쓰기

    생산성이것이 한국 노동자 갈구는 수단처럼 쓰이는데 한국 노동자 게으름 피운다고... 그런데 그렇게 해석할수 없는거거든요. 현대자동차 노동자가 gm노동자 생산성의 절반이라는 기사도 봤는데 그래서 현대차 노동자 문제많다고... 똑같은 노동력이 투입돼서 똑같은 숫자의 자동차를 만들돼 gm은 한대에 4만달러짜리 만들고 현대는 2만달러짜리 만들면 현대차 노동자의 생산성이 gm의 절반이 됩니다. 생산성 높다는 gm은 망했지요.

    2009.07.22 16:0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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