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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8.04 쇠고기 협상을 바라보는 나의 생각
8월이 되고 보니 6월과 7월, 두 달 동안 쇠고기 협상문제로 온 나라가 떠들썩해서 머릿속에 다른 이슈가 크게 남지 않는 것 같습니다. 잘못한 사람도 없고, 잘못을 해도 책임을 지는 사람이 없는 것이 이번 문제의 가장 큰 핵심이라고 생각하는데, 언론은 역시 핵심을 비껴나가는데 큰 일조를 한 것 같습니다.

애초에 협상에 쓸 주요한 카드 한 장을 상대편에게 보여주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인데, 더 큰 것을 얻기 위해 이 카드를 보여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이러한 상황을 국민들에게 이야기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전략적인 측면에서의 접근은 거의 없다고 생각해도 큰 무리는 없어 보입니다. 왜냐하면, 쇠고기 카드를 보여준 뒤의 행보가 전혀 전략적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제 생각에는 실상 식량안보나 국민건강 문제가 아니라면 경제적으로 봤을 때 쇠고기 수입은 우리나라 입장에서 보면 큰 비즈니스적인 거래가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문제를 국민정서에 반하도록 만든 책임은 차지하더라도 협상에 임하는 사람들의 자세가 너무나 안일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를 들어 설명하면 쇠고기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정부는 절대로 추가적인 협상이 불가능하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러다가 촛불문화제가 확산되고 쇠고기 수입반대에 대한 국민적인 정서가 심해지자 이를 수용하는 듯한 자세를 보입니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추가협상단을 파견하고 추가적으로 협의된 내용을 발표합니다. 그리고, 그 추가적인 협상결과에 대해 국민들이 더 큰 반발을 보입니다.

이게 지금까지의 정부의 태도이고 이러한 태도로 인해 정부는 국민과의 협상에서 전혀 얻은 것이 없습니다. 추가적인 협상이 불가능하다고 이야기가 하질 말던지 아니면 처음부터 이를 고려할 수 있다는 태도를 보이는 편이 협상적인 측면에서는 더 좋았을 텐데 그렇게 하질 못했습니다. 협상을 장기적이고 전략적으로 보았다면 절대로 취해서는 안될 방식이라고 봅니다. 게다가 실질적으로 미국과의 협상에서 바뀐 것이 없는 것은 더 큰 문제입니다.

이제까지는 정부의 협상능력에 대해서는 저와 괘를 같이하는 분이 많을 것 같은데, 그렇다면 여러분들이 생각하시는 미국정부와의 쇠고기 협상문제는 어떻게 푸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것인지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단, 감정적인 비난이 아닌 이성적이고 협상적인 측면에서 말입니다.

제 생각엔 미국 정부가 쇠고기 협상에 그렇게 적극적인 것은 결국 자국의 쇠고기 농가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긴 하지만, 이러한 체계가 움직이는 메카니즘을 알면 문제의 핵심을 풀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해하는 것이 맞는다면 미국 쇠고기 농가들은 전국적인 연합체를 가지고 있을 것이고, 이를 이용하여 정치권에 압력을 행사했을 것입니다. 또한, 쇠고기 농가들이 많이 포진되어 있는 주의 경우 주지사나 상/하원 의원들에게 보다 직접적인 영향력을 주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에 대한 반응으로 미국정부 또는 정치권은 FTA 협상 시에 쇠고기 문제를 들고나왔을 것이고 지금의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그렇다면, 문제의 핵심은 결국 쇠고기 농가들이 쥐고 있는 것이며 지금의 상황은 이에 대한 이해당사자들의 반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몇 가지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이를 전략적으로 고려해본다면 제 생각에 맨 처음 시도해야 할 전략은 바로 "Divide and Conquer"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전산학을 공부하신 분들에게는 매우 익숙한 개념이지만, 간략하게 설명을 드리면 말 그대도 복잡한 문제일수록 잘라내서 하나씩 해결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하나의 문제를 다수의 문제로 쪼개기 위해서는 이해관계자들의 득실을 먼저 계산할 필요가 있습니다. 즉, 다시 말해 문제의 핵심인 쇠고기 농가들의 전국적인 연합체를 분리해야 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기실 연합체(Alliance)라는 것은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모인 집단이고,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모인 집단이긴 하지만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집단이기도 함으로 이에 참가하는 참가자들의 이해관계는 각자 다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들을 분리하기 위해서는 이들이 가지고 있는 공동의 목표를 참여자별의 목표로 바꾸어야 하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자중지란(自中之亂)의 계가 가장 합당하다고 봅니다.

좀 두서없이 길게 내용을 썼지만 제가 만약 협상장에 들어가야만 한다면 제가 가진 협상의 카드는 바로 이것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작금의 한국상황을 고려할 때 쇠고기 유통에 있어서는 많은 제약조건이 필요로 하나 한국은 미국으로부터 쇠고기 수입을 허용하고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협조를 한다. 다만, 한국은 미국 쇠고기를 수입함에 있어 미국의 특정주(예를 들어 아리조나주)로만 쇠고기 수입을 제약하고, 그에 대한 상세조건은 해당 주의 축산업체와 한국의 수입업자가 이에 참여하여 결정하도록 한다.

물론, 이 카드를 가지고 꼭 성공을 한다는 보장은 없지만 이 내용이 실제 협상장에서 논의가 되었고, 실수(?)로 이 내용이 협상장 밖으로 나간다면 어떤 결과를 줄 지에 대해서는 여러분 나름대로의 상상에 맡기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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